가뭄, 2011
110622 - 다른 골목길에서
키클리
2011. 7. 15. 22:14
좁은 골목을 지나치곤 했어
한번, 두번.. 언젠가부터 그 길을 같이 걷게되는 사람이 생겼었어
그 좁은 골목은 아무도 돌봐주지 않아 지저분했지
푸른하늘을 막고있는 볼품없는 나무를 잘라내고
좁은 골목을 막고 있는 벽을 무너뜨려서
보다 넓고 멋지게 하고 싶었어
하지만.. 그렇게 넓어진 길에선
좁은 길 때문에 가까이에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이
서로 멀어지게 되었을 뿐이야
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았던 일들이
막상 해결되고 나면 남게되는 허전함
정리되지 않아 쉽게 내 뱉을 수 없던 말들을
한글자씩 적어가며 말해보려고 해
말라버린 가슴이라는 것
잠시동안의 두근거림, 살아나려고 했던 온기는
날카롭게 불어버린 입김으로 다시 차가워졌어
같은 모습으로 또 다시 잊혀지겠지
조각 조각 하나씩 흩어뿌리고 지우는 것
크게 소리치며 감정을 내 뱉을수 있어서 좋겠다
항상 억누르고.. 혼자서 앓고있는 사람인걸
어디로든 돌아갈 순 없을거야..
좁았던 골목은 이미 변해버렸는걸
언젠가 아련해져서 잊고있던 추억이 한번씩 떠오를 때
작은 미소를 띄울 수 있을거야
.
.
.
innocent child, 告別 - 2011.06.22
.
.